[하이큐/히나른] 10년 후로 워프해 자신이 실종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히나타 썰1 (가제 : 시간을 달리는 소년)
그 날은 여느 때와 다름 없는 하루. 카라스노 고교가 전국대회에 진출하고 우승한 직후, 3학년들은 수험에 몰두하고 다른 학년들은 다가올 겨울방학을 기다리던, 초겨울로 진입하던 그런 어느 날.
그날도 히나타는 방과 후에 부활동을 하고 하늘이 어둑어둑해질 때쯤에 체육관에서 나왔음. 전국대회 우승 직후 3학년 선배들은 수험에 몰두하기 위해 공식적으로 부활동에서 은퇴했으나 아주 가끔 체육관에 들러 부원들과 연습하곤 했는데 오늘이 바로 그 날이었음. 덕분에 오늘 부활동 분위기는 아주 좋았고 연습마저 원하는 대로 진행돼서 히나타는 기분이 한껏 고조된 상황이었음.
우카이 코치네 가게에서 만두를 우물거리며 배구부원들과 신나게 대화하다가 헤어지고, 가장 마지막으로 남은 카게야마와는 집 방향이 달랐기 때문에 버스정류장에서 헤어진 히나타는 자전거를 끌고 집에가기 위해 막 페달을 밟으려던 찰나였음.
실수로 자전거 페달을 헛밟았는데 그 순간 갑자기 시야가 흐릿하게 변하더니 속이 울렁거리면서 어지러움이 밀려왔음. 균형을 잡지 못한 히나타는 비틀거리다가 자전거를 놓치고 넘어졌음. 아야야...바닥에 주저앉아 신음을 흘리던 히나타는 잠시 후 현기증이 가라앉자 고개를 들었음. 그리고 고개를 들자마자 히나타의 눈에 보인 것은 어둑어둑한 밤하늘이 아닌 해가 밝게 떠 있는 푸른 하늘이었음.
어라? 이상하다? 히나타는 어안이 벙벙해져서 잠시 멍하니 하늘을 응시했음. 분명히 방금 전까지만 해도 부활동이 끝나고 집에 가던 길이었는데? 설마 피곤해서 내가 잠시 꿈을 꿨나? 눈을 비비적거리며 몇 번이고 믿기지 않는 현실을 바라보던 히나타는 지금이 해가 떠 있는 낮이라면 학교에 갈 시간이라는 것을 깨닫고 창백하게 질렸음. 으아아, 지금 몇 시지?! 설마 지각인가?! 히나타는 허둥지둥 자전거를 타고 학교로 향했음.
그렇게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학교에 도착한 히나타는 헐레벌떡 교실로 들어가기 위해 힘차게 문을 열어젖혔음. 쾅! 너무 급하게 연 탓에 엄청난 소리가 났지만 이상하게 교실의 그 누구도 히나타를 주목하지 않았음. 아니, 아무 소리도 못 들은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자기들이 하던 일을 하고 있었음.
어라? 히나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교실 안으로 들어갔음. 그런데 이상하게 반 친구들의 얼굴이 하나같이 모르는 얼굴이었음. 내가 반을 잘못 들어왔나? 그래도 아는 얼굴이 하나라도 있을텐데? 친화력이 좋았던 히나타는 같은 반이 아니라도 다른 반 친구들과 어느 정도 안면이 있었음. 그런데 여기 있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처음보는 얼굴들로 가득한데다가 기묘한 위화감이 느껴졌음. 마치 히나타를 아무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것 처럼 무시하듯 행동하고 있었음.
히나타는 슬금슬금 반의 팻말을 확인하고는 조심스레 교실로 들어감. 그런데 원래 자신의 자리에 모르는 누군가 앉아있는데다가 말을 걸어도 콕콕 찔러보아도 히나타의 존재가 아예 없는 것처럼 행동했음. 그제서야 히나타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음.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 교실 밖으로 나온 히나타의 눈에 뭔가 이상한 점들을 보이기기 시작함. 처음에는 교실에 도착하는 것에만 급급해서 별 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는데 생각해보니까 묘하게 학교시설이 더 낡아있거나 새로 교체된 책상이나 의자가 보이고 부서져있던 울타리가 고쳐져 있는 등 히나타의 기억과는 달라진 모습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함. 심지어 분명 계절은 초겨울이었는데 창 밖은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갓 피어나 있었고 공기도 훈훈한 기운으로 가득했음. 히나타는 비틀거리며 복도 한편에 걸려있는 달력을 응시했음. 20xx년 x월 x일. 자신이 있던 날로부터 약 10년이 지난 날짜. 히나타는 그제야 자신이 느꼈던 기묘한 위화감의 정체를 깨달음.
이곳은 10년 후의 세계이며 이곳에서의 자신은 마치 유령같은 존재로 아무에게도 모습이 보이지 않고,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게 뭐야! 히나타는 패닉에 빠진 채 비틀거리며 정처없이 학교를 유령처럼 떠돌았음. 혹시나 하는 희망을 가지고 학교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거나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봤지만 아무도 히나타를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음. 유령이란 엄청 외로운 거였구나...여기저기 떠돌다가 제일 친숙한 체육관 구석에 주저앉은 히나타는 기운이 빠진 채로 축 늘어져서 체육관을 멍하니 허공을 응시했음. 만화를 보면 누군가는 꼭 유령을 보는 눈을 가지고 있던데 여긴 그렇지도 않네. 어느새 부활동 시간이 되었는지 떠들썩해진 체육관을 우울하게 바라보며 히나타는 실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음.
미래에도 이 체육관은 여전히 배구부가 사용하고 있는 건지 어느새 익숙한 타격음과 함께 스파이크, 리시브 연습을 하고 있는 학생들이 눈에 들어왔음. 어느 순간부터 히나타는 우울한 생각보다는 멍하니 그런 배구부원들의 연습을 바라보았음. 아 저 사람 엄청 키가 크다. 와, 토스 깔끔해! 물론 카게야마 만큼은 아니지만. 저 사람은 리베로인가? 노야상보다 키가 조금 클지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물끄러미 연습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바로 그 때였음.
집합! 다들 집합! 누군가 체육관 문을 열고 박수를 치며 부원들을 불러모았음. 아, 담당 선생님인가? 문득 자신도 우카이 코치나 타케다 선생님에게 집합 구호를 받고 모이던 것이 기억난 히나타는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음. 그러다가 배구부원들을 집합시킨 담당 선생님에게로 눈을 돌린 바로 그 순간, 히나타는 숨이 멎을 것만 같았음.
기억보다는 조금 더 커진 키, 듬직한 어깨. 학생 티를 벗었지만 그래도 낯익은 얼굴. 여전히 책임감으로 뭉쳐져 있는 그 사람을 보며 히나타는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꼈음. 다이치 선배...? 들리지 않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저도 모르게 툭 튀어나온 목소리에 히나타는 얼른 입을 막았음. 고요한 체육관의 히나타의 자그마한 목소리가 울려퍼졌지만 역시나 아무도 히나타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음. 아아, 역시나. 히나타는 피어오른 자그마한 희망을 꺼트리며 푹, 한숨을 내쉬었음. 그리고 바로 그 때,
히나타....?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음. 히나타는 고개를 들었음. 그곳에는 정확히 히나타를 바라보고, 히나타를 응시하고, 히나타와 시선을 맞추고 있는 10년 후의 사와무라 다이치가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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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히나른+추리물+미스테리물+포카포카물(??)
10년 전의 히나타가 10년 후로 워프해서 자신이 10년 전에 실종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포카포카+미스테리 물입니다.
일단 구상은 띄엄띄엄 중간까지는 해놨고 결말도 대강 생각은 해놨는데 이거 쓰면 장편각. 더없이 길어질 느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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